등록금 문제,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안진걸(ngo8518@hanmail.net)

 

 

 

지난 2월 18일, 전국의 대학들이 우리 사회 거의 모든 분야에서 사용이 가능한 신용카드를 통한 등록금 납부를 거부하고 있는 것에 대해 등록금넷과 한대련이 이를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하는 일이 있었다. 사회 모든 영역에서 신용카드 사용이 가능하고, 정부당국이 이를 적극 권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적 영역의 고등교육기관인 대학들이 이를 거부한다는 것은 누구도 수긍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쟁점은 신용카드 사용이 가능하냐 불가능하냐보다는, ‘등록금 천만원 시대의 고통을 어찌해야 할 것인가’일 것이다. 즉, 폭등한 등록금 폭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신용카드를 통한 등록금 수납을 거부하고 있는 대학들에 대한 학생·학부모들의 불만이 ‘빵’ 터져버린 것이 고발로 까지 이어진 것이다.(상황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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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시절, 한나라당 대표 등을 통한 공식 발표를 통해 한나라당의 대선 주요 공약으로 수십 차례 ‘반값 등록금’(등록금을 지금보다 반으로 줄이겠다)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나아가 이명박 대통령 후보 선거운동본부에는 공식적으로 ‘등록금 절반 위원회’(위원장 : 임해규 의원)라는 조직도 설치했었다. 이를 통해 전국의 300만이 넘는 대학생들과 그 학부모, 가족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켜놓고도, 막상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는 ‘반값 등록금 공약’을 추진하지 않아 큰 실망을 주었다. 특히 2008년 9월 KBS를 통해서 전국에 생방송된 ‘국민과의 대화’에서 한 대학생의 반값 등록금 공약 관련 질문에 대해, ‘나는 그런 공약을 한 적이 없다’라고 공식적으로 부인해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즉 대선 전에 심각한 등록금 문제로 큰 부담을 느끼고 있던 국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허위 공약을 발표하고는 당선되자 이를 뒤집은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반값 등록금 공약을 부인한 것을 넘어, 여야가 합의한 등록금액 상한제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피력해 무산시키고, 이후 수정돼 넘어온 등록금 인상율 상한제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표명해, 공약과는 달리, 등록금 문제로 인한 대학생-학부모들의 고통을 외면함과 동시에 대학교육 및 등록금 문제를 철저히 시장에 맡기겠다는 반교육적 태도를 드러냈다.(상황 2)

 

둘 다 참 씁쓸한 상황이다. 심지어 등록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대학생들이 자살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이렇듯 등록금 문제의 핵심은, 등록금이 너무 폭등해 보통의 서민, 중산층 가정에서도 이를 마련하기가 너무 힘들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등록금넷은 폭등한 등록금을 어떻게 낮출 것인가, 등록금에 대한 대학생-학부모들의 고통과 부담은 해소하되, 교육공공성과 고등교육의 질은 어떻게 제고할 것인가의 문제에 대해서 수년째 ‘국민운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그 과정에서 서글픈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1.18일 등록금 관련 3법(고등교육법 개정안, 취업 후 상환제 특별법 제정안, 장학재단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1) 앞으로 대학들이 재정을 운용하고 등록금액을 산정할 때 학생 대표 등이 참여하는 등록금 심의위원회를 구성하여 그를 통해 등록금 책정을 심의-의결하여야 하며 2) 또 등록금액을 산정할 때는 등록금 및 학생 1인당 교육비 산정근거와 등록금 의존율, 가계평균소득을 감안하여 ‘적정 등록금’을 산정하여야 하며 3) 나아가 혹시 등록금을 전년도보다 인상해야 하는 경우는 물가인상률의 1.5배 이상을 넘을 수 없도록 하여 등록금 폭등을 막는 장치를 확실히 도입하였으며(등록금 인상률 상한제), 4) 또 국가의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의 재정 지원 확대를 명문화하고 목표를 제시하게 만들어 등록금 부담을 완화하고 고등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제고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는 좋은 일도 있었다.등록금.jpg

 

무엇보다도 학생 대표가 참여하는 등록금 심의위원회가 설치되고, 평균 가계소득, 등록금 의존율, 재정지원 확대 등 적정 등록금 산정을 위한 합리적인 기준이 제시됐고, 대학재정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 확대를 법률로 의무화-명문화함으로서 대학 운영 및 등록금 관련 제도가 근본적으로 개선되는 기틀을 마련한 점이 큰 성과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대학생들의 아우성과 고통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위 법안들이 이미 폭등해버린 등록금을 대폭 낮추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여당의 거부로 여야가 합의했던, 가계소득의 일정범위내로 등록금액을 책정하게 하는 ‘등록금액 상한제’가 명시적으로 도입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2010년 1학기부터 시행되는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가, 신청자격기준을 까다롭게 설정한데다, 그나마 신청이 가능해도 높은 이자율(1학기는 5.7%로 공시) 및 ‘복리(이자의 이자까지 부과)’, 군복무 중 이자 부과 문제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체 대학생(대학원생 30여만 명 포함) 숫자는 총 360여만 명에 이르고 있고, 진학률이 85%에 달하고 있어 대학교육은 사실상 보통교육화 돼, 전체 국민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이자, 가장 큰 문제가 돼 있다. GDP대비 고등교육재정지원 비율은 OECD 국가의 평균의 절반밖에 되지 않고, 등록금은 제일 비싼 편이며(미국에 이어 2위라고 하나 낮은 장학금이나 여타 교육비를 고려하면 등록금 부담은 사실상 1위라고 봐야 함), 등록금 의존율은 70%에 달하는 지극히 비정상적인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대학생 신용불량자가 1만 5천명에 이르고,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등록금으로 인한 빚더미를 안고 졸업을 하게 되는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제발 나랏돈을 삽질이 아니라 사람에, 교육에 쓰라는 것이다. 1년에 300조가 넘는 예산을 쓰는 나라에서 1%인 3조를 대학생에게 지원하면(전체 등록금 13조에 장학금 3조를 빼면 실제 부담액은 10조쯤 되는 상황에서 3조를 소득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방안) 사실상의 반값 등록금이 가능하다. 그런데도 이명박-한나라당 정권은 4대강 죽이기 사업에는 2012년까지 무려 30조 안팎을 사용하면서도, 2010년 교육예산은 작년 추경대비 3.5%나 깎는 만행을 저질렀다. 환경을 파괴하고 혈세를 낭비하는 4대강 사업에 예산을 쓸 것이지, 현재의 국민들의 가장 큰 부담 중의 하나를 해소하고, 미래의 활력을 만들어가는 고등교육 및 대학생 지원에 예산을 쓸 것인지는 너무도 자명하다. 단 이 자명한 진실을 이명박-한나라당 정권만은 끝끝내 외면하고 있다. 방법이 없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불같은 심판으로 정신을 차리게 해주어야 한다. 삽질보다 사람! 교육비 걱정 없는 공정하고 따뜻한 사회, 교육을 원하는 국민들이 열심히 공부하여 미래의 활력이 넘치는 사회, 우리가 만들어가야 한다.

 

 

이슈필자(안진걸2).jpg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 등록금넷 정책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