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생각

명랑텃밭

 

 

권한별 gksquf1220@naver.com

 

 

나는 저번 달에 명랑텃밭에 처음 가보았다. 처음에는 단순한 주말농장인줄 알고 따라갔는데 설명을 듣고 나니 4대강 개발을 막기 위해 개발지역 안에 밭을 가꾸는 일종의 '사업' 이었던 것이다. 나는 그곳에 시금치만 주르륵 심었고, 남아있는 공간에 엄마가 상추 모종과 겨자채 모종을 심었다. 나는 모두의 잔소리에도 불구하고 시금치와 시금치 사이에 공간을 넉넉히 놓았다. 솎아주기를 해 작은 것을 먹든, 넉넉히 심어 크게 조금 먹든 그게 그것이기 때문이었다.

1주일 뒤 가보니 잡초와 함께 엄청나게 자라있었다. 다른 밭에 나온 사람들은 아직 얼마 없는 듯 했다. 잡초와 먹을 만큼 큰 채소들을 뽑고 나니 밭은 횅하니 비었다. 흙에 무언가를 심고 그것이 자라는 것을 보는 건 나도 너무나 오랜만이어서 조금은 신기한 감이 없지 않았다. 어릴 때는 해마다 직접 봉숭아를 심고 직접 매일 물을 주었는데.......... 아빠는 누군가 버려놓은 케일을 심었다. 엄마는 다시 살아나지 못할 거라며 버릴 것을 권유했지만 아빠는 시골 출신이라 이런 것을 많이 봐왔다고, 충분히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하며 심으셨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도저히 뿌리박고 자라기엔 너무 약해 보여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1주일 뒤 3번째로 가보았다. 나는 그대로 잠깐 굳었다. 이건 뭐, 정글 초기냐? 여기저기 밭에서 길 쪽으로 나온 채소, 잎, 줄기, 잡초 등이 밭과 길을 구별하기 어렵게 만들어 놓고 있었다. 우리 밭에 가보니 전에 아빠가 심었던 케일은 누군가가 싹 뽑아버려 아쉽게도 살아날 수 있었는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 어차피 우리 것도 아니었으니 잊어버리면 되는 일이었지만 아빠는 화를 삭이지 못하셨다. 하지만 케일에 관한 건 우리 모두 잊어야 했다. 다른 밭을 밟아대는 내 동생, 한울이를 막아야 했으니까.

4번째로 가본 오늘, 나는 완전히 할 말을 잃었다. 아니, 딱 한 마디 나왔다. "헐.........." 아무리 어제 비가 왔다고 해도.......... 이건 완전히 정글이잖아!!!!! 저번에 길이 덮여 있었다면 이번에는 아예 길이 없었고, 밭에서는 각 심어진 것들과 잡초, 꽃 등이 판을 치고 있었으며 흙은 진흙밖에 보이지 않았다. 작물을 딸 때에는 그 진흙을 손에 묻혀야만 딸 수 있었다. 난 상추를 땄기 때문에 별로 묻지 않았지만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그런데 누군가가 우리 밭에 고구마 순을 심어주었다. 엄마의 혼잣말로 미루어봐선 밭에 조금 자주 올수 있는 엄마의 아는 사람이 심어준 것 같았다. 뭐 상관없지. 나는 고구마를 좋아하니까.

그런데 집에 가는 길에 이상한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산의 일부분이 민둥산이 되어 있었다. 보아하니 무언가를 세우려는 것 같았다. 아니, 땅을 보니 불이 나거나 했던 것도 아닌데 왜?!?! 그 산은 금방이라도 산사태가 나 다 쓸려 내려갈듯 한 모양새였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무척 엉뚱한 상상력 100%의 공상이었지만 나름 들어맞을지도 모르는 듯한 생각이었다. 만일 4대강 사업을 하면 4대강은 이런 형태의 강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 우선 마구 파헤쳐진 민둥산처럼 풀, 꽃 등이 모두 사라지고 허허벌판과 같은 공간만이 강 주변에 남을지 모른다. 살 곳 잃은 산의 동물들처럼 살 곳 잃은 물고기, 기타 곤충이 생길 것이다. 아니, 더욱 심할 것이다. 산에서는 다른 나무 밑으로 갈 시간과 공간이라도 있지만 다른 물로 갈 수는 없으니까. 새로운 나무, 새로운 동물들은 결코 다시 들어서지 않을 것이며 새로운 관광 시설 등만 들어서지 않으면 다행일 것이다.

4대강 사업은 수질오염과 생태계, 먹이사슬 파괴와 어쩌면 대지오염까지도 일으킬 수 있는 길이다. 이것은 놀이공원과 휴양지를 세운다고 자신들의 집과 터전을 파괴하는 것과 같다. 자신들이 좋기 위해 말 못하고 힘없는 동식물들을 죽이는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나는 4대강 개발사업을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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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한별이는 미래에 환경운동가가 꿈이랍니다. 답답한 도시보다는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시골을 더 좋아하구요. 환경에 대한 감수성과 정의감이 살아있는 중1 여학생입니다. 요즘은 사춘기를 지나고 있어 그런지 조금은 까칠하지만, 바라보기만 해도 사랑스러운 예쁜 숙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