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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지역 유기농업과 4대강 사업

 

김 성 훈

(환경정의 이사장, 전 농림부장관)

 

 

溫故而知新의 지속가능한 농업의 환생

 

인류가 지구상에서 농사(耕種農業)를 시작한 이래 20세기 후반의 약 50여년 기간은 급격한 화학비료와 농약 의존형 농업 그리고 농업기계화에 의한 대형기업농업이 관행화되면서 종자혁명을 거치는 과정에서 이른바 녹색혁명(Green Revolution)이 일어났다. 특히 생물공학기술(Biotechnology)의 발달은 일명 프렌켄슈타인 식품이라 일컬어진 유전자변형(GMO, LMO) 농업기술마저 등장시켰다. 그 결과 범세계적인 생산성의 급격한 증대와 무역확대가 진전되었다. 다른 한편 이 같은 화학?기계화농법으로 대표되는 현행 慣行농업은 급기야 범지구적인 자연자원환경의 파괴와 질적 저하현상을 초래함으로써 「녹색혁명」이 기후변화와 온난화의 공범이 되어 장기적으로는 생산력을 떨어뜨리는 한 요인으로 몰리게 되었다. 흑색혁명(Black Revolution)으로 되돌아 온 것이다.

무역자유화를 도모하는 우루과이라운드와 세계무역기구(WTO)체제가 탄생으로 탄소에너지에 의존한 대량 농산물생산?유통체제가 확대되는가 하면, 그에 반하여 환경과 생태계 보전문제를 다루는 UN 지속가능발전위원회가 발족하기에 이르렀다. 유엔의 「환경과 개발에 관한 세계위원회(WCED)」는 1987년 제8차 위원회에서 「우리들의 공동 미래」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구의 "지속 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문제를 공식으로 제기하였다. 경제발전 문제와 환경보전문제를 통합하여 접근한 문자 그대로 생태학적 자원순환체제를 강조한 새로운 제안이었다. 이에 호응하여 국제지속가능농업협회(WSAA)와 국제소비자기구(IOCU)가 지속가능한 농업(생태학적 유기농업)의 장려를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환경 파괴적이고 자원고갈적인 방식의 대형 기업농업시스템으로는 장기적으로 지구촌과 인류의 안락한 삶이 지속되기 어렵다는데 세계 여론은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21C 친환경 思潮의 큰 흐름이 그러하다. 기후 및 에너지 시대가 급격히 다가오면서 범지구적으로 발생한 새로운 사조이다.

지난 20세기의 농업문제는 오랜 기간 무조건 식량 및 섬유재료의 증산문제만 다루어왔다. 그러나 농산물 수출국들이 주도하는 대량 과잉생산체제의 영농방식은 세계 농산물 무역구조의 혼란만 일으킨 것이 아니라, 그보다도 더 근본적인 하나뿐인 지구자원의 소실, 환경오염, 그리고 자연생태계의 파괴를 가속화 시켰다는 점에서 범세계적인 반성의 물결이 크게 일어난 것이다. 그 대안이 다름 아닌 "지속 가능한 유기농업(Sustainable Agriculture)" 으로의 복귀인 것이다. 지속 가능한 농업은 환경보전적 기술측면만이 아니라, 삶의 질을 보전하고 높이고자 하는 사회 경제적 측면과 농촌공동체사회의 활성화 측면에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기에 이르렀다. 즉 지역공동체 중심의 환경관리와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동시에 도모하는 지방자치제도(행정권)의 강화를 통해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하는 시도가 보편화되고 있다. 이 개념의 중심부분에는 언제나 가족농(family farming)과 그 단체활동(group action)이 있다. 이제까지의 대형기업농(corporate farms) 위주의 생태파괴적인 대량생산 영농체제와는 명백히 구별되는 개념이다. 그런데 한가지 더 주목할 사실은 단순히 옛날(古代) 방식의 자연농법에로의 복귀가 아니란 점이다. 지속가능한 친환경유기농법은 자연(환경생태계)과의 공생, 공영이라는 면에서는 전통적인 자연농법과 그 맥을 같이 하지만, 생산성 증대를 아울러 도모하는 현대 생물과학기술과의 접목(원용)이라는 점에서 그 장점이 두드러진다.

 

범 세계적인 유기농업 트랜드

 

이렇듯 지금 자원의 재생산과 재활용을 바탕으로 지방의 부존자원과 자연환경을 보전하면서, 새로운 각종 생물학적 물리적 과학기술과 최신 경영기법을 원용하여 일정한 생산력과 수익성을 확보하고, 안전한 식품생산에 기여코자 하는 농법체계가 다름아닌 현대적 친환경 유기농업이다. 미국의 이른바 저투입농법(Low Input Sustainable Agriculture : LISA), EC의 조건불리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조방화 농법과 환경특구(Environmentally Special Area : ESA) 농법, 그리고 일본의 SAYURI(Sustainable Agriculture Yield Under Reasonable Input)농법, 미국과 캐나다의 「지역공동체 지원농업(Community-Support Agriculture)」운동과 「지역공동체 식품안보(Community Food Security)」운동 등이 이 범주에 속한다. 쿠바는 아예 전국의 농업체계를 유기농업 체제로 전환하고, 한편으로는 자원의 재활용과 순환 및 자연생태계와의 연계를 강조하는 가족 유기농업 및 도시농업(Urban Agriculture)운동을 권장하고, 다른한편 조상대대로의 전통농업기술에 비화학적 현대 과학기술을 접목한 고난도 유기농업 기술의 농민화에 성공하였다. 특히 여성 주도의 섬세한 친자연적 농업방식과 초등학교 때부터의 친환경적 영농 봉사활동(연 45일)을 병행함으로써 쿠바 전체적으로 환경?경제?생활방식을 통합하여 접근, 실천하고 있다.

요약하여 환경보전형 농법의 기본 패러다임은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사회 이익추구, 경제개발과 환경지속성의 균형, 약탈농법이 아닌 순환형 총합농업체계, 생태계 메커니즘을 활용한 전통 농업기술의 현대화(예, 유기농법) 그리고 소농 가족농 협동농업 체제의 강화등이라 말할 수 있다. 여기에는 언제나 가족농과 도시 소비자 NGO간의 공동생명체적 연대체제가 전제되고 있다. 「자연과 인간」이 하나됨을 목적으로 하는 친환경농법은 이제 21세기 현대 주류 사조로써 국제적 보편성을 띄기 시작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선진국가일수록 더욱 강도 높게 "환경친화적 녹색기술(green practices)"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사회적?경제적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마침내 이들 선진화된 나라의 소비자들이 앞장 서 나섰다. 유기농산물 가격이 20~30% 정도 비싸더라도 기꺼이 소비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고 지속가능한 소비체제가 일반화 되가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기업농 위주의 미국 농무성(USDA) 정책마저 2010년까지 순수 유기농산물의 생산비중을 10%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기에 이르렀다. 독일, 스위스 등 EU국가들은 오래전에 이미 10% 단계를 넘어서 있다. 이들 유기농업 선진국가들은 역설적으로 쿠바의 성공적인 유기농업 전국화 경험을 따라 배우며 지속가능한 농업이 관행적인 화학농법을 점진적으로 대체하기에 이르렀다. 이같은 지속가능한 친환경 유기농업체계로의 대전환 이면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농업생태학(agroecology)적 개념과 원칙이 전제고 있음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Funes, F., 2002, p.XIII)

 

첫째, 현지 지역자원의 순환적인 이용과 有畜농업에 의한 농가 보유자원의 시너지효과(synergism)의 극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둘째, 관행적인 것이건 유기적인 것이건 외래적인 투입요소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생물다양성의 생태학적 기술과 생산요소를 농가단위 또는 마을 지역단위에서 적극 활용하는 농법이 개발되어야 한다.

 

셋째, 기존의 토양 및 기후 조건에 부합하는 作付체계를 현장 중심으로 개발 보급되어야 한다.

 

넷째, 생물학적 유전학적 자원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 농가 내부와 주변의 동식물 및 작물의 생물다양성(biodiversity)을 확고히 보존하고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조상대대로 전수되어 온 전통적인 농가 현장의 농업지식과 지혜를 가장 중요한 투입요소로 삼아 거기에 다양한 생물학적 농업생태학적 현대과학기술을 접목하여 재활용해야 한다.

 

끝으로, 유기농업 기술연구와 시험, 보급 과정에 반드시 현지농민들이 참여하여 실용화 되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떠한 정치 경제적 난관과 조건하에서도 농업환경생태학(agroecology)적 기술연구야말로 기존의 농업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핵심요소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석유에너지의 과용으로 점차 지구환경이 기후변화로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하에서는 물론, 자원이 점차 고갈돼 한계에 부딪친 현재와 미래의 달라진 여건하에서 범지구적으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안임에 틀림없다.

 

유기농업과 농산어촌 어메니티(amenities)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주와 미국의 오레곤주의 정부관리들은 한국 유기농단체대표들을 만나서 “자국의 1-3㏊의 소규모 유기농업 가족농들이 7-9년 걸려 애써 성취한 유기농업 실천사례”를 설명하면서 숱한 기술적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아주 자랑스럽게 다음과 같이 술회하고 있다. “우리는 유기농업을 통해 땅의 생명을 살리고, 강물을 깨끗이 하며 공기를 맑게 하여 환경생태계를 보전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지역주민과 도시소비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각종 위해(危害)요인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소명(召命)을 실천하고 있다. 그래서 지역주민과 도시소비자들이 우리 가족과 농장의 정상적인 운영과 살림살이가 가능하도록 지역소비를 우선하고 학교급식자재 공급권을 부여하는 등 소득 증대 기회를 여러모로 도와주고 있다. 미국 클린턴 대통령은 지역공동체 유기농업운동을 지원하였다. 하늘과 땅과 강과 생명 그리고 소비자의 건강을 살리는 유기농운동은 진정 떳떳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하였다.

이들 선진국외에도 영국의 환경민감지역(Environmentally Sensitive Area) 지원 및 농촌다움 지킴이제도(Countryside Stewardship Scheme) 라든지, 뉴질랜드의 ‘Rodney District Plan 2000'에 의한 친환경유기농업 특성과 어메니티 살리기 운동이 민관합동으로 농촌지역을 밝게하고 있다. 독일은 Biotop을 중심으로 농촌지역의 생태공간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목표로 전국 기초자료를 data base해 친환경생태농업을 지원하고 있다. 프랑스는 지역자연별 공원별로 브랜드화하여 농산어촌의 친환경어메니티를 소중한 농촌자산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본은 아예 1986년부터 국가차원에서 농촌쾌적성(amenity) 대회를 개최하며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을 펼치고 있다.

세계각국, 특히 선진국들은 이렇듯 자연경관과 전통 문화예술 그리고 친환경유기농업 등 각양각색의 어메니티(amenities)를 지역별 농가별로 한데 묶어 자산화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를 도시민의 웰빙 욕구에 접목시키는데서 농촌살길을 찾고 있다. 이같은 자발적인 농촌어메니티 육성과 도시 웰빙수요와의 만남을 정부가 직간접으로 유인하고 지원하는 것이 “선진국가” 건설의 신개념이 되고 있다. 선진국가란 도시와 농촌 어디에서 살든, 소득 교육 문화 복지 등 삶의 질에 별로 차이가 없는 나라를 뜻한다는 철학이 정부와 사회 각계 지도층 모든 분야에서 공유되고 있다. 특히 친환경유기농업이 안전한 국민기초식량과 섬유류를 풍족하게 공급하는 식량안보기능 이외에도, 환경보전 및 홍수조절기능, 자연경관과 문화전통을 보존하는 기능, 지역공동체의 활력유지와 식품안전 보장기능 등 다양한 공익적 기능(multi-functionality)을 수행하고 있음을 간과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루과이 라운드(UR) 농업협정에서도 이를 두고 ‘비교역적 관심사항(Non-Trade Concerns)이라고 정의 내리고 있다. 선진국모임(OECD)와 세계무역기구(WTO)는 다원적 공익기능(multi-functionality)라고 별칭하고 있다.

이처럼 농업부문이 사회경제 발전에 중대한 ‘비교역적인 공익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으로서의 우리나라 농업은 시장실패(market failure)와 정책실패현상으로 인해 그 자체에 내재한 본질적 가치, 즉 ‘농촌다움(amenities)' 마저 흔들리고 있는 운명에 처해 있다. 일찍이 선인들이 믿어 온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의 정신은 이같은 농업의 공익적 가치, 바꾸어 말하여 식량안보기능과 다양한 비교역적 공익기능을 아우르는 농촌다움을 일컫는다. 농업의 비교역적 기능, 예컨대 환경생태계 보존기능, 생물 종(種)의 다양성 확보, 자연재해 예방기능, 자연경관 보존, 농촌문화와 전통, 지역공동체 사회의 활성화 기능 등은 우리나라의 시장경제체제하에서는 아직 화폐적 가치로 적절하게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국민기초 식량의 안전성과 안전성 확보 기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다 할 수 없다. 요컨대, 농업의 상대적 비중이 낮아진다고 해서 그 절대적 중요성은 결코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앞에서 보았듯이 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농산어촌 어메니티의 고유한 가치를 정부와 도시부문에서 먼저 인식하고 농촌주민의 소중한 자산과 소득원으로 키우는데 수범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미국과 서구 등 선진국 정부들은 농업부문이 전체 인구와 GNP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적으로 낮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분할 정도로 농촌과 농업부문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 핵심요인이 다름아닌 친환경유기농산물 생산이다.

 

팔당에서 시작한 한국의 유기농업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도시부문에서 사람다운 삶에 대한 욕구와 충동이 격렬히 제기되면서 그 해답을 농산어촌의 순수한 생산력 향상과 인간다운 모습의 정(情)의 문화 그리고 아름다운 환경, 전통문화예술, 오염에 찌들지 않은 경관, 신선한 공기와 깨끗한 물, 그리고 친환경적인 유기농업에서 찾으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이미 1970년대 초반부터 외롭게 유기농업을 시작한 팔당지역 유기농민들이 전국적으로 정농회(正農會)를 만들어 집요하게 친환경농업을 개발해 온 덕분이다. 전국 각지에서 마치 수도사와 같은 유기농민들의 정성이 늦게나마 도시소비자와 정부를 깨우친 것이다. 1998년 11월 11일 마침내 대한민국 정부는 “친환경유기농업의 원년”을 선포하였다. 그리고 잇달아 선구적인 지방자치단체들이 앞장서 친환경유기농업과 농촌의 자연자원, 문화자원 및 사회자원을 농촌다움(어메니티)의 자산으로 인식하여 도시의 웰빙욕구 및 주5일제 근무 그리고 고령사회의 노후복지(장수) 수요를 충족시키는 아이디어 상품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예컨대, 팔당지역의 농민과 도시소비자가 어울려 펼치는 생명살림잔치라든지, 평창군의 효석 메밀꽃문화제와 ‘Happy 700' 브랜드화, 함평군의 나비축제와 친환경 농축산물 판로 확대 및 ’나르다‘ 브랜드 상품개발, 포천군 교동마을의 팜스테이(Farm Stay) 프로그램 성공, 고양시의 세계꽃박람회 개최 정기화를 통한 그린 이벤트(Green Event)의 성공, 서천군의 에메니티 자산화 운동 등은 도시 웰빙과 농촌에메니티를 활기차게 접목하고 있다.

두말할 것도 없이 이같은, 농촌다움(어메니티) 자산화 운동에 공통되게 갖춰야 할 기본요소는 「친환경 유기농업」이며 전통적인 토착식품들의 가공판매를 지연(地緣)산업화 하는 것이다.

 

4대강을 진정 살리려 한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6월29일 정례 라디오 연설에서 임기 내에 한반도 대운하 사업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앞으로 3년 반 동안 22조+α원이 소요되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범지구적인 환경중시 동향이라든지 토목건설에 따른 심각한 물리적, 환경적 그리고 재정적 부작용등을 검토해 볼 때 애당초 대운하 사업은 임기 내에 이룰 수 없는 공약이었다. 그런대도 정부가 말을 바꾸어 4대강 정비계획을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개명하여 22조원+α의 마스터플랜으로 발표하였다. 그 내용을 보면 귀신도 깜빡 속을 4대강 죽이기이다. 필시 토건(土建)세력과 과잉 충성파들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여야 정치권은 물론 일반국민들로부터 크게 의심을 불러들이고 있다. 비록 임기내의 대운하사업은 백지화되었으나 대운하계획의 기본사항과 기초공사들이 고스란히 주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말로만 백지화이지 그 내용과 실정은 변함이 없다. 물리적으로 시간만 더 벌자는 속셈이 환히 들여다보인다.

 

공기(工期)만 늦춘 대운하사업

 

부자들을 위한 잇단 감세 정책 때문에 세원이 줄어들어 국가 재정 적자폭이 마지노선을 넘어설 위기인데다가 다시 몇십조원의 빚을 내어 추진하겠다는 4대강 사업이 자칫 정부재정 파탄과 서민 증세(增稅)에 의한 일반국민의 호주머니 사정 악화, 그리고 국토의 환경성과 건강성을 크게 헤칠지 모른다는 우려가 국민들 사이에 순식간에 퍼져 나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시절 아파트를 지을 뚝섬에 서울 숲을 만들고 청계천을 복원하였으며 용산 미군기지의 공원화를 밀어붙이던 때의 환경친화적인 진정성을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들마저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다. 이 대통령의 4대강 정비계획의 진정성을 믿고 싶었던 사람들마저 “이건 아닌데”라는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말 다르고 내용이 다른 그리고 겉 다르고 속이 다른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전면적으로 재검토하지 않으면 아니 될 상황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이 대통령과 그 측근 막료에게 우호적인 충언을 하고 싶다. 이왕에 대통령이 한반도 대운하계획을 임기 후로 미루기로 결단한 바에야 이를 계기로 문자그대로 4대강을 살리는 후속조치들이 뒤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4대강 사업은 ‘필수’도 아니고 ‘선택’도 아닌 한낱 거대 土建사업일 뿐이다.

 

첫째,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민족의 젖줄인 4대강을 영원히 살리기 위해서라면 주도면밀한 환경성 평가와 경제타당성 분석을 공개리에 선행해야 할 것이다. 이미 관련학계에선 4대강 사업이 국가재정법, 하천법, 환경정책기본법 등 실정법을 어기고 있다고 판단하여 헌법소원과 행정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예산도 고무줄처럼 늘리고 줄이고 감추고 빼돌릴 것이 아니라 직간접으로 소요되는 예산을 대폭 조정해야 할 것이다. 당초 정부가 추정했던 4대강 살리기 예산 4조원-14조원으로 되돌아 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22조원+α 계획을 재평가하여 최소로 다시 조정할 것을 제안한다.

 

둘째, 환경생태계와 수질을 크게 훼손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9-12m 높이의 20여개 보(洑)의 수를 대폭 줄이고 높이도 많이 낮추어야 한다. 그리고 전 구간의 강물 높이를 4-6m로 유지하기 위해 강바닥을 긁어내 5억7000만㎡의 토사를 파내려는 계획은 대폭 수정해야 할 것이다. 강물 밑에 쌓여있는 쓰레기를 거둬내는 1-2m 정도면 족하다.

 

셋째, 그로부터 절약되는 예산으로 전국 산과 들과 샛강과 호수 및 연안의 쓰레기들을 대대적으로 청소해내는 아름다운 국토가꾸기 사업을 먼저 시작하기 바란다. 그리고 태양광열, 지열, 풍력, 바이오가스 등 신재생에너지를 전국적으로 대대적으로 보급하는 석유에너지 대체 사업에 주력하여야 한다. 오바마식 녹색 뉴딜사업(Green New Deal)을 벤치마킹하기 바란다.

 

4대강 정비계획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넷째, 지금 전국의 4대강 연변 곳곳의 수몰될 하천부지 농민들의 절규를 담은 즐비한 플래카드에 주목하기 바란다. 한국 유기농업의 발상지 팔당 상수원지역에 울려 퍼지고 있는 자포자기와 저주에 가까운 하천부지 농민들의 울부짖는 소리에 귀 기울여 보라. 4대강 살리기로 35만명의 일자리가 생기기는커녕 기존의 수만명의 농어민과 주민들, 특히 친환경 유기농업인들의 생업을 빼앗고 몰아내는 사업으로 평가되지 않을까 두렵다. 하천부지를 살리고 녹색 친환경농업을 부추기는 정책이 진짜 녹색성장이다. 하천부지에 물을 채우고 나머지 부지에 자전거 길을 내는 것을 결코 저탄소 녹색정책이라고 할 수 없다. 주요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권장할 바에야 도심 직장으로 통근하는 자동차 홍수를 줄이기 위해 도시 도로에 자전거 도로를 만들라. 엉뚱하게 4대강 살리기라는 사업에 빌붙어 시골 오지 강변에 자전거도로를 만들어 놓고 멀리서 자동차에 자전거를 싣고 가 타고 노는 것이 무슨 저탄소 녹색성장이란 말인가.

 

다섯째,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주무부서는 국토해양부가 아닌 환경부에게 맡기는 것이 4대강 살리기라는 명칭과 내용에 부합한다. 모름지기 저탄소녹색성장 정책이란 사람도 살리고 환경생태계도 살리며 하늘과 땅과 물을 살리는 상생의 정책이어야 한다.

 

여섯째, 정부는 세계 9번째로 이산화탄소(CO2)를 많이 배출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방만한 석유에너지 의존체제와 OECD 국가 중 제일 높은 에너지 낭비구조를 개선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민관 공동으로 적극적으로 에너지사용을 효율화하고 이를 전국적으로 온 국민과 기관이 전면 실시하길 제안한다.

 

수많은 취약계층 살리기 나서야

 

끝으로 범지구적으로 세계 각국이 저탄소 녹색성장의 기초 기본으로 권장하고 있는 친환경유기농업과 산림가꾸기 사업을 적극적으로 펴나가길 권한다.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 대선기간 중 팔당 두물머리 농장에서 유기농사 체험을 한 바 있으며 기회 있을 때마다 유기농업이 우리나라 농촌 농민이 살길이라고 말해 왔다. 팔당 상수원 보호구역 5개 시군 농촌지역은 조상대대로 친환경농업을 영위해 왔었고 김영삼 대통령 이후 역대정부가 정책적으로 서울, 인천 시민의 식수원보존을 위해 유기농업을 권장해온 곳이다. 대한민국의 현대적 유기농업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그곳이 지금 4대강 사업으로 수몰되거나 쫓겨나거나 제방을 높이 올려 리조트로 재개발될 운명에 처한 것은 너무나 역설적이다. 이명박 정부가 환경생태계를 파괴하고 리조트, 마리나 또는 놀이공원을 지으면서 유기농업을 말살했다는 오명을 얻어서는 아니된다. 그것은 우리나라와 국민의 불행이다.

UR, WTO, IMF에 이어 FTA와 세계적 금융위기, 그리고 구조조정정책 등으로 쫓겨나고 졸아들고 헐벗고 고통 받는 수많은 농민, 근로자, 중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이 양산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근원적인 변화로 내세우고 있는 중도실용 서민대책이란 바로 이들 취약계층에 살길을 만들어 주는 방안이어야 한다. 부자들과 잘사는 사람들에게 즐겁고 편한 세상을 만들어 주기 위해 가난한 이들의 밥그릇과 일터를 깨뜨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환경도 살리고 사람도 살려야 중도실용이다. 수고하고 일한만큼 고루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국가와 정부의 존재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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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강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땀과 노력, 눈물 그리고 그... imagefile 관리자 2010-08-30 181
29 [생생소식] 4대강사업 저지 현장 액션 imagefile 관리자 2010-08-19 332
28 [여름캠프] 하하 여름캠프를 다녀왔습니다. imagefile 관리자 2010-08-10 407
27 2천만 수도권 시민의 상수원이 위험하다 2 imagefile 관리자 2010-07-22 535
26 파괴의 현장, 4대강을 다녀오다.Ⅱ imagefile 관리자 2010-07-07 609
25 7월 3일 6시 30분 시청광장! imagefile 관리자 2010-06-30 731
24 낙동강의 고통이 가슴을 찌릅니다. [1] imagefile 환경정의 2010-06-10 830
23 ▶◀문수스님 소신공양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imagefile 환경정의 2010-06-01 827
22 "4대강을 구할 진정한 영웅은 투표권을 가진 바로 당... imagefile 관리자 2010-05-20 908
21 내 이름을 사대강으로 개명한다.-기자회견(4월26일) imagefile 관리자 2010-04-27 1069
20 동수와 함께한 1인시위 imagefile 관리자 2010-04-15 1121
19 팔당 명랑텃밭 vs 대강+대강+대강+대강 imagefile 관리자 2010-04-13 1111
18 여주. 남한강. 그렇게 강길 따라 봄 나들이(4/3) imagefile 관리자 2010-04-05 1172
17 4대강 찬동 후보, 지방선거에서 국민이 심판할 것 imagefile 관리자 2010-03-23 1297
16 저탄소 녹색성장과 우리의 미래 file 관리자 2010-03-19 1261
15 세계 제1위의 대기오염 도시, 서울 [2] 관리자 2010-03-19 1487
14 아름다운 국토가꾸기 10개년 계획을 file 관리자 2010-03-15 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