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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제목 : 2010년 남북관계, 이렇게 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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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의 남북관계, 이렇게 되어야 한다

 

 

 

오늘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2010년의 소망스런 남북관계가 이렇게 되어야 한다는 논의가 현실에서 그대로 구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0 남북관계의 소망스런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변화가 있어야 할’ 당위에 대한 기대가 너무 크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2010년은 여러 가지 변화 요인이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작용하는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즉 이미 2009년부터 경색된 남북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흐름들이 나타났으며, 2010년에는 이러한 흐름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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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정부의 대북정책과 2009 남북관계

2009년에 나타난 남북관계의 변화 기류는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과 미국인 여기자들의 석방, 현정은 현대회장의 방북과 억류된 유 씨의 송환 및 북한의 특사조문단 파견, 그리고 최근의 보스워스 대북특사의 평양 방문 등 북미협상의 진전과 북한의 대남유화정책 전개로부터 시작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건들이 남북관계 진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일반의 기대와 달리, 2009년의 남북관계는 여전히 경색과 단절의 국면을 넘어서지 못하였다. 이는 무엇보다도 대북제재 국면을 강조하는 이명박정부의 완강한 대북정책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북한을 비핵·개방으로 이끌겠다는 이명박정부의 대북정책은, 여러 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일관된 남북관계 인식 위에 서있다고 판단된다. 그것은 지난 10년간의 남북관계가 북한을 비핵·개방으로 이끌지 못하고 오히려 끌려 다니기만 했다는 인식과 함께, 현재의 대북제재가 북한을 변화시키는 가장 유효한 수단이라는 판단이다. 이런 인식은 대북제재국면을 유지하면서 기다리면 결국 북한이 굽히고 들어올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당국관계는 물론 북한에 직접 현금을 가져다주는 금강산·개성관광과 대규모 식량지원, 민간교류는 제한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와 연결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2009년에는 남북관계 변화의 많은 계기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당국 간 관계는 물론이고 민간 차원의 대북교류도 사실상 중단상태에 있었던 것이다. 이는 정부통계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경협의 경우 2009년 들어와 11월 현재 민간경협 1건, 개성공단 5건의 사업승인이 있었고, 사회문화교류는 단 한건도 사업승인 내역이 없다. 이는 2000년 이후 최저 건수이다. 정부 차원의 대북지원 역시 2009년 들어 2000년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는데, 2007년의 정부 대북지원 3,808억 원(쌀 차관 1505억 원 포함)에 비해 2009년 10월 현재 정부 대북지원 액수는 불과 60억 원에 지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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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정책 변화의 필요성

이명박정부의 대북정책이 여러 정세변화 요인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보수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대북인식과 대북정책을 직접 연결시키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또한 이는 남북관계를 보수층의 지지 유지, 경제위기와 민주주의 후퇴에 대한 방어기제 확보 차원에서 운용하려는 태도와도 관계가 있다고 보인다.

이러한 이명박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한국 시민사회 다수는 전반적으로 비판적이다. 한국의 시민사회는 동아시아정책을 포함하여 이명박정부 대북정책에 대해 ① 미국과 중·러 사이의 세력균형이 발전하고 있는 동아시아 질서변동 속에서 한미동맹을 유연화하는 대신 군사동맹 강화를 중심으로 동맹의 경직성을 더 확대하고 있다는 점과 ② 한국의 국가이익과 관련하여 대미, 대중 레버리지로서 북한의 전략적 가치는 재평가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매우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③ 북핵문제와 관련하여 북한 압박만으로는 핵문제 해결을 위한 능동적 대응이 어렵고 북한의 핵개발 명분과 시간만 주게 될 것임에도 불구하고 제재와 기다리는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1)

대북정책의 변화와 관련하여 가장 먼저 지적해야 할 점은 북한의 전략적 가치에 대한 재인식이라고 생각된다. 당위적 차원에서의 국가운명만이 아니라, 동아시아 질서재편을 둘러싼 한국의 대강대국 외교에서도 가장 중요한 자산의 하나는 대북관계이다. 북한과의 협력관계를 확보하지 않으면 장래 동북아 질서 재편과정에서 한국의 발언권은 현저히 약화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그런 점에서 대북정책은 이데올로기적이 아니라 철저히 실리적 차원에서 추구되어야 한다. 중국은 북한에 대한 자신들의 부정적 판단에도 불구하고 장래 중국의 이익을 위해 김정일 정권의 유지와 대북경제지원에 많은 공을 들여왔고, 전략적 자산이냐 부채냐 하는 논쟁 속에서도 중요한 순간마다 결국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중시하는 실리적 방향을 선택해왔다.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별개로 한국 역시 실리적 차원에서 대북정책을 재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2010년의 남북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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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북한과의 능동적 협상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이 발전적 변화를 추진한다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변화를 위해 적극적인 조처를 취하는 것이 능동적 협상의 태도이다. 즉 남북 사이의 신뢰 증진과 북한 변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입장이 바로 능동적 협상의 자세이다.

북핵문제와 관련해서 한국과 미국은 지금 별로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다. 북한의 핵개발은 이제 탄두의 소형화와 실전배치 단계만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고, 만약 북한의 핵무기가 실전배치 단계에 접어들게 되면 사실상 ‘핵보유국 인정’ 외에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은 사라지게 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북제재국면을 지속하면서 북한의 변화만 기다리는 소극적 협상자세는 북한에 핵개발의 명분과 시간만 주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2010년의 남북관계는 무엇보다 적극적인 남북대화의 국면을 조성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남북 사이의 적극적인 대화국면 조성은 신뢰회복과 조치와 병행해서 추진되어야 한다.

2010년 남북관계의 전환적 계기는 무엇보다 ‘남북정상회담’의 성사가 될 것이다. 북한이 정상회담 추진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조건에서 한국이 정상회담을 계속 미뤄야 할 이유가 없다. 적어도 내년 지방선거 이후에는 정상회담이 성사되어야 한다. 집권 후반기에 들어서는 내년 이후 이명박정부는 새로운 정국운용의 동력을 위해서, 그리고 무엇보다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의 진전을 위해 정상회담 추진에 적극 나서야 한다.

 

현재 남북정상회담 성사와 관련된 주요 문제는 회담장소와 의제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정상회담의 장소와 관련하여 정부는 이미 서울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하였고, 또 의제 문제는 결국 북핵문제를 어느 정도 수준에서 다룰 것인가가 핵심이 될 것인데 이 문제는 기본적으로는 북미관계의 진전에 따라 그 수위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핵문제를 남북관계와 일정 수준 연동시키는 것은 불가피하다 하더라도, 핵문제로 인해 남북관계의 진전을 마냥 미루는 것도 옳지 않다. 즉 핵문제를 고려하되 남북관계 발전은 별도로 추진하는 것이 불가피하며,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한 북핵문제 처리 수준도 북미협상과 연동하는 정도가 적절하다.

 

이와 함께 정부는 남북관계의 신뢰형성을 위해 대북 쌀 지원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현재 한국에서는 심각한 쌀값 하락이 진행되고 있고 그 이유의 상당한 부분이 대북 쌀 지원 중단으로 인한 재고의 누적 때문이다. 대북인도지원의 차원에서도 필요하지만, 쌀값 대란으로 고통받는 농업 지원 차원에서도 대북 쌀 지원은 재개되어야 한다. 금강산관광은 김정일-현정은 회담에서 이미 북 최고지도자에 의한 원칙적인 재발 방지 약속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제 당국 간 협의를 통해 하루 빨리 실무적인 재개논의를 밟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중단되고 있는 사회문화교류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는 일이다. 사회문화교류는 당국 간 대화와 달리 통일과정의 일상적 영역을 담당하는 실질적인 통일행위의 핵심을 이룬다. 민간교류를 남북 정치논리와 연계시키는 엄격한 상호주의는 결국 단기적인 북한태도 변화에 매달려 통일과정에서 가지는 사회문화교류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이며, 이는 북한변화와 신뢰 증진이라는 대북정책목표 달성에 오히려 역작용을 부르게 될 것이다.

 

2010년은 남북관계 발전과 동북아 평화 정착과 관련하여 매우 중대한 전환점이 되는 해가 될 것이다. 이 전환기에 정부가 지금처럼 한반도 정세변화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곤란하다. 정부는 실용적 차원에서라도 능동적인 대북협상과 구체적 신뢰구축 조치에 나서야 한다. 북한의 변화는 능동적 협상을 통해서만 가능하며, 또 남북관계의 신뢰형성 역시 능동적 협상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승환 sknkok@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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