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자공동주택 설문조사 결과를 정리하며
어느 날, 소행주 사람들이 동네 빈 집을 구경하러 나섰다. 그다지 비싸지 않은 값의 매물이 나왔다는 정보가 들어와서.
소위 집을 짓겠다는 사람들이 집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하는 것 같고 동네의 주택사정에도 밝지 못한 것 같아서 우리는 무작정 길을 나섰다.
우리가 본 집은 2층 단독인데 한 가구가 살기에는 약간 크고 두 가구가 살기에는 약간 좁은 듯하여 1인 가구 몇몇이 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곧 동네의 활동가들을 떠올렸다. 그 중에도 비혼자 활동가.
우리는 크게 현재의 주거상태와 수준, 그리고 공동주택에 대한 생각과 참여의사를 중심으로 설문항목을 구성하였다. 2009년 11월 16일 시작하여 12월 6일 설문을 완료하였다.
1. 설문자 현황과 주거형태
이번 설문 참가자는 나루에 있는 시민사회단체 8명, 마을극장 5명, 성미산학교 6명, 작은나무 4명, 공동육아어린이집 교사 8명 등 총 31명의 비혼 실무자들이 참여 했으며, 연령은 20대가 11명, 30대초중반 19명, 40대가 1명으로 30대 초반 비혼자들이 많이 참여했다.
이들의 현 주거 형태는 부모님과 13명 자취 15 하숙 기타 3명으로 나타났다.
2. 비혼자 공동주택 거주 의사와 필요성
단체 활동가들이 많은 성산동 일대에 비혼자 공동주택이 있다면 거주 할 의사가 있는가에 대한 응답은 63%가 ‘있다’ 라는 응답을 했으며 현 주거상태가 부모인 경우 62%, 자취인 경우 60%로 평균치와 비슷하게 나타났다. 기존 지역에 살고 있는 실무자들은 83%로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면 어린이집 교사들의 경우 ‘없다’ 라는 응답이 62%로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비혼자공동주택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절실’ 5명, ‘있으면 좋겠다’ 16명으로 66% 정도가 필요성을 느꼈으며 ‘일과 주거는 분리되는 것이 좋겠다’ 라는 의견은 2명, 그리고 ‘생각해본적이 없다’ 는 응답이 8명으로 나타났다.
3. 비혼자들이 희망하는 주거형태
비혼자 공동주택 주거형태로 적절한것은 사생활이 최대한 보장되는 원룸 형태의 선호가 압도적으로 24명, 77%로 나타났다.
비혼자가 거주하기에 적정한 평수는 10평 내외가 가장 많고 입주 시 우선순위로 주택의 쾌적성 10, 거주자의 면면 8, 비용 7, 위치 3명순으로 나타났으며 시민단체 실무자들의 경우 쾌적성이 75%로 평균 36%보다 높게 나타났다.
적정위치는 성산동일대 9명, 마포구내 8명, 상관없다가 13명으로 나타났다. 마을에서 상대적으로 늦게까지 일하는 마을극장, 작은나무 실무자들이 일터인 ‘성산동에 있으면 좋겠다’ 는 응답에 80.75%로 높게 답했으며, 어린이집 교사들의 경우 총 8명 중 5명이 ‘상관없다’ 2명이 ‘마포구내’로 답했고 성미산학교 교사의 경우도 6명중 4명이 ‘상관없다’ 2명이 ‘마포구내’ 로 답했다.
4. 주택의 소유형태
비혼자 공동주택의 소유형태는 단체나, 지역소유 주택에 세입자로서의 참여 선호가 67% 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설문자들이 덧붙인 말들을 보면 아래와 같다.
- 커플의 경우도 고려함이 어떨지
- 공동주택에 대한 원칙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
- 철저한 방범과 경비가 필요하다
- 참여자의 이해와 소통이 요구된다
- 기다렸던 설문이다
- 쾌적한 환경이었으면 한다
- 관심많다
-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 절실하다
- 재정이 탄탄해야 희망이 있다
비혼자 활동가 공동주택! 새롭고도 신선한 시도
이번 설문은 혈연관계로 이루어진 구성원들만 주택을 만든다 라는 고정관념을 벗어난 계기가 아니었나 한다.
한 때 동호인 주택이 유행하던 때가 있었는데 연예인 주택, 문학인 주택은 있지만 활동가 주택은 없었던 듯 하다. 여러 동호인 주택의 유형 중에 활동가 주택 하나 추가해 봄은 어떨까.
비혼자 활동가들이 뜻을 모아 공동주택을 건설한다면, 열악한 현재의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혼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쾌적한 주거환경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더군다나 단체 활동가의 경제력으로 높은 수준의 주거환경을 기대하는 것도 어렵다. 반면 비혼자 공동주택에서는 혼자서 해결하던 식사와 청소를 공동이 함께 하면서 외로움과 심심함을 덜 수 있고 서재, 쉼터, 텃밭 등과 같은 공동의 공유공간을 마련하여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도 있다.
실현가능성?
그러면 이러한 비혼자활동가 공동주택은 어떻게 가능할까?
실제 공동주택에 매력을 느끼고 거주의사도 있지만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은 높지 않은 경제력 때문일 것이다. 설문에서도 나타났지만 현재의 주거비용은 전세의 경우 작게는 4천만원, 많게는 8천만원으로 나타났고 월세의 경우, 보증금 3~5백만원 월세 3~40만원을 지불하고 있었다. 또한 미래에 지불할 수 있는 주거비용을 보면 최고치가 7천만원이고 평균치가 4~5천만원 정도 이었으며 5백만원, 1천만원에 불과한 경우도 있었다.
비혼자활동가 당사자가 추진하기에는 과히 희망적이지 않은 경제적 수준이다. 실제 설문 당사자들도 직접 주택을 구입하거나 소유하는 것보다 단체나 지역차원에서 소유하고, 자신들은 세입자로서 참여하는 것을 선호했다.
더불어 살기를 좋아하는 우리 마을에는 많은 일이 있는 만큼 그 일을 도맡아 하는 활동가들이 많다. 생협 관련자들, 공동육아 어린이집 교사, 성미산학교 교사, 작은나무 관련자, 지역단체 실무자 등등. 그러나 이들은 늘 생활고에 허덕인다.
애초에 적은 보수임을 알고 선택했으니 개인이 책임질 일이다 하고 넘어가기에는 마음이 허전하다. 그들이 하는 일이 개인의 영달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못하는 일을 나 대신 하고 있기 때문이니까. 이것마저 그들이 선택한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면 마을에서 더불어 살기란 도대체 무엇일까?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기는 하지만)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마을 일을 하는 사람들의 복지가 마을 공동의 관심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바쁜 와중에 설문에 참여한 비혼자활동가들께 감사드리며 설문을 시작하고 바로 결과를 알리지 못해 매우 죄송합니다.
소통이 있어서 행복한 주택을 위한 모임은 이번 설문을 바탕으로 공동주택의 새로운 모델을 발굴하려 애쓸 것입니다.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소행주 까페 http://cafe.naver.com/cooperativehousing.ca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