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변화를 꿈꾸는
                                         활동가들의 열린 서재

 

 이현주 hyunjoo87@hanmail.net 

시민공간 ‘나루’에는 환경정의, 녹색교통, 함께하는시민행동, 여성민우회의 책들이 잠자고 있는 곳이 있다. 지하1층 자료실이 그 곳이다. 외부사람에게 알려져 있지 않은 이곳에 작은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성미산 주변의 도서관인 ‘성미산학교 도서관, 마을서재, 나루의 자료실’을 모아 지역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 네트워크를 만들려는 나루에 살고 있는 단체의 시도가 그 변화의 시작이다. 나루 계단 난간을 뜯어내고 계단에 책꽂이를 설치하게 되었고 2010년 1월에는 나루에 있는 책 목록을 데이터베이스화해서 온라인상에서 검색할 수 있게 되는 물리적인 환경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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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맞물린 변화의 다른 시작은 환경정의에서 활동했던 전·현직 활동가 3명 고정근, 박종숙, 이현주가 내적으로 외적으로 질식해가는 운동에서 벗어나서 자신의 필요와 구체적 삶에 기반을 둔 운동을 해보자는 시도에서 비롯되었다. 우리 세 사람은 현실에서 모델로 삼을 단체를 찾아가면서 공통분모를 만들어가기로 했다. 이전에도 세 사람은 함께 모여 서로의 구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서울에서 지금 당장 공공주택을 구현해보자는 생각과 수도권과 가까운 농촌지역에서 주거와 업무공동체를 가까운 장래에 구상하고자 하는 다른 그림을 그려내었고 만나도 이 간격은 좁혀지지 않았다. 그리는 상이 달랐음에도 우리는 그렇게 모였고 매번 같은 자리를 맴돌았다.


세 사람의 모임이 답보 상태에서 책은 새로운 선택이 되었다. 셋 다 책을 좋아했고 2002년부터 시작되어 지금까지 진행 중인 ‘환경책 큰잔치’가 시민과 쌍방향 소통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공통으로 갖고 있었다. 모양을 갖추어가는 계단도서관은 계기가 되었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환경책은 자극이 되었다.


자신의 운동 분야와 관심분야에 책과 정보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관심사가 같은 사람과 소통하기 위한 서재를 구상한 것이다. 우리는 이를 ‘활동가들의 열린 서재’라 부른다. 여기서 ‘활동가들’이라 함은 현재 세 사람의 관심분야에서 열린 서재를 시작하지만 나루에서 활동하고 있는 더 많은 상근활동가들의 참여로 주제와 관심사를 넓혀가고 활동가들이 세상의 접촉면을 넓히는 공간으로 구상함을 의미한다. 조직의 결정에 의해 당위적으로 하는 운동이 아닌 자신의 삶과 관심 있는 분야를 기반으로 세상의 변화를 꿈꾸는 활동가가 지금 절실한데 ‘열린 서재’는 이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계기도 될 수 있다.
‘서재’는 제3자의 기호와 일방적인 책이 배열되어 있는 도서관이 아닌 주관적이면서 깊이 있는 책과 정보의 집적을 의미한다. ‘열려있는’은 개인 폐쇄적 서재를 소통이 가능한 열린 공간으로 운영함을 뜻하기도 하고 활동가마다 서재의 운영방식이 다를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주제가 있는 책을 모으는 기획전시를 할 수도 있고 공정무역, 건강불평등과 같은 주제별 활동가의 개인서재, 책을 매개로 교육프로그램, 세미나 등을 기획하거나 운영할 수 있다.


저마다 다른 단체들의 요구와 세 사람의 필요가 어떤 배합을 낳을 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지금 당장은 단체에 있는 자료를 모으고 분류해서 웹상에서 검색하는 준비단계이다. 본격적인 열린 서재 프로그램 구상은 2010년에 되어서야 가능할 듯하다. 세 사람의 전·현직 활동가에서 시작하지만 자신의 운동 분야에 깊이 있는 자료축적과 세상과의 소통을 원하는 다양한 활동가들의 참여로 활동가들의 열린 서재가 풍부해지라고 기대해본다.

 

 


이현주(환경정의 전 활동가/성공회대 시민사회복지대학원 석사과정)님은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세상을 읽고 변화를 만들어 나가시는 분입니다. 이번 호부터 새롭게 만들어지는 코너인 [작은 바람]은 환경정의가 회원여러분께, 회원께서 단체에게, 우리사회에, 또는 우리 가족에게 각자의 바람을 『우리와다음』을 통해 표현하는 공간으로 마련되어졌습니다. 그 첫 번 바람으로 ‘열린 서재’를 통해 많은 활동가들이 시민공간 ‘나루’에서 공부하며, 변화를 꿈꾸기를 바라는 이현주님의 ‘작은 바람’을 전해오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