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로 희생된 고인들을 희롱하지 말아야...
이주원(나눔과미래 지역사업국장 / buddhist@empal.com)
0일 아침, 용산4구역 재개발사업 철거 현장에서 6명의 고귀한 생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새해 벽두부터 국민들에게 전해진 이 참담한 비보는 막개발 정책을 밀어붙인 이명박 정권과 뉴타운 재개발사업의 감독청인 서울시의 방관과 충성경쟁으로 일관하는 경찰의 과잉진압이 맞물려 이루어진 비극이며, 근본적으로는 도시정비사업의 폭력적 파괴성이 불러온 반문명적인 사건이다. 도시재개발사업이 무엇이기에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생명을 이토록 어이없이 앗아갔는지 안타까움을 말로 다할 수 없다. 삼가 고인이 되신 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
헛다리 짚은 정부의 재개발사업 개선방안
용산참사가 터지자 정부는 10일 국무회의를 열어 용산철거민 참사 후속대책으로 조합원에게 분양뒤 남은 상가에 대해 세입자들에게 우선분양을 받도록 하고, 휴업보상비를 3개월에서 4개월치로 상향하며, 재개발과정에서의 분쟁을 조정하기 위한 분쟁조정위원회의 설치 등을 재개발사업 개선방안이라고 내놓았다. 허나, 정부는 또 헛다리를 짚은 것이다. 세입자들의 요구는 몇 푼 안 되는 현금보상이 아니라 안정적인 주거와 영업대책을 마련하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내놓은 재개발사업 개선방안 중 분쟁조정위원회 설치는 분쟁이 사회적 문제화 될 때마다 정부가 사태를 봉합하는 전형적인 미봉책이며, 상가임차인들에 대하여 영업손실 1개월을 늘려주면 상가임차인들의 그 억울한 고통이 해소되고 상가임차인들이 수긍할 것이라 정말 믿는다면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안이한 대책이다. 또한 민간순환재개발은 현행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에 위반되며 민간조합 사이에 개발의 우선 순위를 서로 정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여 실현가능성도 의문인 대책이다. 오히려 서울시장. 구청장의 책임행정 수립이 우선되어야 하며, 상가세입자들에게는 이주정착상가단지 조성이나 임대상가분양 등 영업권을 보장하는 대책이 우선되어야 한다.
주민참여 보장과 세입자 재정착 확대 필요
현재 뉴타운?재개발지역에 사는 많은 주민(가옥주와 세입자)들은 도시재개발사업 추진과정에 민주적인 주민 참여가 보장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사업시행과정, 조합설립과 운영과정에서 조합임원 및 시공사, 용역업체와 관할 공무원들에 의한 비민주적 행위에 대해 직접 참여하여 시정할 수 있는 제도의 보완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재개발조합과 주민들간의 분쟁,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의 분쟁은 더욱 불거지면 불거졌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이를 위해 재개발조합의 회계 및 업무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주민감사기능을 확대하여 소수의 개발추진세력이 장악한 조합에게 지나치게 많이 부여된 의결 및 집행권한을 제한하여 비리구조를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현재 서울시 뉴타운지역의 세입자 가구 수 비율은 전체가구수의 70%가 넘는다. 특히 왕십리뉴타운, 노량진뉴타운, 영등포뉴타운 등은 세입자가구 비율이 80%를 넘기 때문에 세입자가구의 주거안정대책이 마련되지 않고서는 원주민들을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러나 뉴타운?재개발지역 철거세입자들에게 공급되는 공공임대주택은 총 건설세대수의 17%정도밖에 짓지 않기 때문에 수많은 세입자들이 정든 보금자리를 잃고 쫓겨나야 한다.
따라서 뉴타운?재개발지역 세입자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공공임대주택의 건립비율을 총 건설세대수의 30%정도로 확대해야 하며, 인근 지역의 전?월세 가격의 상승으로 대체주거를 마련하기 힘든 철거세입자들을 위해 도정법에 적시된 임시주택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으로 해소할 수 없는 철거세입자 가구들에 대해서는 서울시가 지난해 11월 26일 발표한 ‘주택재개발 및 도시환경정비사업 등 세입자대책’에서 밝힌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조례’ 개정을 통해 전세자금 저리지원(특별회계)제도를 시급히 마련, 실시해야 한다.
더불어 용산참사의 시발점이 되었던 상가세입자들의 영업손실보상금을 현실화해야 한다. 그동안 영업손실보상금을 평가하는 방식은 비공개적이어서 상가세입자들이 신뢰할 수 없었다.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영업손실보상 체계와 절차를 다시 마련하여 권리금, 상권 등 그동안 감정평가에서 제외된 유?무형의 자산까지 평가하여 상가세입자들이 납득하게 해야 한다.
공익사업의 가면을 쓴 도적들의 잔치 뉴타운?재개발사업!
현행 뉴타운?재개발사업은 토지나 주택의 소유자가 조합을 설립해 추진하는 합동재개발 방식의 정비수법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공공이 도시재개발사업에 재원을 투입할 여력이 없었던 1980년대 도시재개발을 하기 위해 도입한 합동재개발방식은 공익사업의 가면은 쓴 민간 주도의 개발방식이다. 주택 및 토지 소유자들로 구성된 조합이 시공사 선정 권한을 갖는 등 개발의 주도권을 가진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금조달 과정에서 시공자로부터 차입하거나 시공자의 보증을 통해 금융기관으로부터 개발사업 자금을 확보할 수밖에 없어 시공자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한다. 특히, 건설재벌이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의 이익을 보려 하기 때문에 한꺼번에 구역 전체를 철거하는 전면철거방식을 선호한다. 또한 조합은 경비용역을 동원해 주민들에게 폭행과 협박을 일삼으며 하루빨리 철거민들이 청소되기를 바란다. 철거민들은 살아남기 위해 목숨을 건 저항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고귀한 생명 6명의 목숨을 앗아간 뉴타운?재개발사업은 공익사업이다. 즉, 공공의 복리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수많은 재개발사업 현장에서 다수의 주민들은 뉴타운?재개발사업을 공익사업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을 도적법이라 부르며, 도정법에 의해 추진되는 도적들의 잔치라고 말한다. 정부와 서울시는 용산참사로 인해 유명을 달리한 고인들의 죽음을 희롱하는 기만적인 대책이 아니라 주민들을 주거안정에 도움이 되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 이것이 주민도 살고, 나아가 더 큰 희생을 미연에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이주원님은 진보신당 서울시당 정책위원으로 주거복지단체인 나눔과미래 지역사업국장으로, 그리고 뉴타운재개발바로세우기연대 간사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거기다 대학원 공부까지 몸이 열이라도 모자른 열혈남이십니다. 평소 마이클 조던의 말을 좋아하신다네요 "나는 9천 번이 넘는 슛을 넣지 못했다. 그리고 300번이나 넘게 패배했으며, 수많은 사람이 나를 신뢰했을 땐 26번이나 되는 결정적인 슛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그 수많은 실패가 내가 성공한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되었다.” (마이클 조던)